"0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사장님됐어요" 이색 아이템 창업 성공기

입력 2020-10-16 15:23   수정 2020-11-06 14:37






[한경 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23살 대학생 박채빈(가명)씨는 주말이면 노트북 앞에서 분주하다. 온라인 웹 소설 사이트에 올라갈 작품 활동으로 한창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취미로 시작한 웹 소설 연재가 이젠 쏠쏠한 수입을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한 달 최고로 많이 들어왔을 때는 단편 하나로 100만 원을 웃도는 금액도 벌어봤다”는 그의 초기 창업 비용은 다름아닌 ‘0’ 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언택트 생활이 지속되면서 소자본, 무자본으로도 가능한 1인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개발해 소자본으로 창업에 성공한 1인 창업자들이 있다. 온라인에 소설을 연재해 수입을 얻고, 애착인형을 수선해주고, 아이패드 속지를 제작해 판매하는 ‘작지만 강한’ 1인 기업 대표 3인을 만나봤다.

오래된 애착인형 재탄생시켜 주는 ‘된다공방’

“우연히 낡은 토끼인형을 들고 공방에 들어오신 할머니의 애착인형을 수선해 드렸어요. 제 SNS에 올린 것이 계기가 돼 생각지도 못한 틈새사업이 시작됐죠”. 이동현(62) 된다공방 대표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서양화가다. 작은 그림 화실을 운영하며 유화  작품을 그리는 일을 했다. 동네에서 손재주가 좋기로 소문난 이 대표는 “낡은 인형을 손 봐달라”는 지인의 부탁으로 ‘애착인형 수선’이라는 창업 아이템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된다공방의 상호는 ‘된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지 된다’는 뜻이다. “낡고 오래돼 버려질 수도 있는 인형을 재탄생시켜줘 고맙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기쁘다”는 이 대표. 그가 한달 평균 소화하고 있는 애착인형 수선 건수는 약 20건에 달한다. 한 건당 작업 기간은 대략 5~6일, 인형이 많이 상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경우는 그 이상 소요된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어 “주문은 하루 평균 2~3건이 들어오고 있지만, 모든 작업이 수작업인데다 혼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예약제로 작업양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현 된다공방 대표의 애착인형 수선 사례. (사진 제공=이동현 된다공방 대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는 된다공방 사정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이 대표는 “모든 인형 복구 의뢰는 블로그로 받고 있고, 비대면 택배로 인형들이 오가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는 거의 없는 편”이라며 “오히려 입소문을 들은 고객들로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형 별로 수선 비용은 상이하나 ‘원단 재료비 35%, 공방유지비와 운송비 35%, 인건비 30%’의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색적인 창업 아이템을 기획하기 위한 조언에 대해 이 대표는 “창업 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보라”며 “저 역시도 손바느질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패브릭공방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들에게 “고용노동부에서 발급하는 ‘내일배움카드’로 인형 강사자격증, 재봉·재단, 리폼 기술 등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강습을 받아 전문적인 기술을 익힐 것을 추천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동현 대표의 작업 공간.(사진 제공=이동현 된다공방 대표)


이 대표는 애착인형 수선에서 영감을 얻어 ‘옷감 재활용 파우치, 크로스백’ 등을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도 계획 중에 있다. “공방이 조금 더 자리가 잡히면 주변의 중장년 인력들과 함께 일을 하고, 다시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긍정의 사이클을 만들고 싶습니다”.

창업 시기: 2009년 12월

주요 아이템: 애착인형 수선 및 기업체 기념품 제작, 패브릭 소품 제작 판매, 공공기관 만들기 강좌 강습 등

자본금: 상가 보증금 1000만 원, 공방 인테리어 500만 원, 원단 및 재료구입 300만 원

타깃: 일반인 및 맘카페 회원 등

유통 경로: 네이버 블로그 '된다공방'

주요 성과: 2013년 인천 남동문화예술회관 전시 및 유치부, 초중고등부 인형만들기 체험행사, MBC 드라마 ‘넝쿨째 들어온 당신’ 인형소품 협찬, KBS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김’ 인형소품 협찬, 마포구청 자원봉사자들, 마포복지관 등에 인형,생활소품 만들기 강습, 공방 성공사례로 서울시와 여러단체에 강의

MZ세대 취향 공략 ‘아이패드 필기 속지’ 판매하는 ‘설렘문방구’

온라인 비대면 강의가 오래 이어지면서 아이패드 등 태블릿PC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그런 흐름을 잘 타고 1인 창업에 뛰어든 대학생이 있다. 설렘문방구 운영자 김지우(20) 씨다. 김 씨는 “요즘 대학생들은 아이패드로 수업 필기와 다이어리 쓰기 등을 많이 한다. 저는 그 필기 배경지와 다이어리 등을 예쁘게 꾸며서 쓸 수 있는 ‘아이패드 속지’와 ‘다이어리 속지’를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디자인 전공자도 아니고 포토샵 등을 배워본 적도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가 취미였다는 김 씨는 “취미로 돈을 벌고 있는 셈”이라며 설렘문방구를 소개했다.



△김지우 씨가 직접 제작해 판매중인 '아이패드 속지'.(사진 제공=김지우 설렘문방구 대표)

설렘문방구는 네이버 스토어에 소속된 온라인 상점으로, 2019년 10월에 오픈했다. 네이버 쇼핑 플랫폼을 이용한 덕분에 초기 창업 자본은 단돈 ‘0’원이었다는게 김 씨의 설명이다. 이어 “네이버 쇼핑 측에서 일정한 카드 수수료를 떼어 가지만, 최대 5%다. 이 정도면 크지 않다고 본다. 소비자가 구매확정을 하면 기준일로부터 이틀 뒤에 결제 금액이 입금되는 시스템”이라며 유통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김 씨는 힘들 것이라는 당지의 예상과 달리 “할만 하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아이패드 속지 등은) 온라인에서 쓰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비대면 거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업을 하면서 ‘디자인 제작’ 말고는 제가 크게 신경 쓸 업무가 없다”며 “대학생 투잡으로도 추천한다”고 전했다. 



△네이버 스토어 '설렘문방구' 메인.


상품 하나 당 단가는 3000원 정도로 책정돼 있으며, 제작 기간은 한 상품 당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김 씨는 꾸준한 판로개척을 위해 유튜브 ‘설렘데이’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꾸준히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창업 시기: 2019년 10월

주요 아이템: 아이패드 속지, 다꾸 스티커 등 제작 판매

자본금: -

타깃: 대학생 및 아이패드 유저

유통 경로: 네이버 스토어 '설렘문방구'

주요 성과: 무자본으로 창업해 판매금 전액 수익화, 다이어리꾸미기 유튜브 채널 '설렘데이' 및 인스타그램 '설렘문방구' 운영

소자본 아닌 ‘무자본’으로 창업했죠 ‘온라인 웹 소설 연재 작가’

현재 온라인 웹 소설 플랫폼의 정식 작가로 등단돼 있다는 박채빈(23) 씨. 팔로워 수는 약 6000명에 달하고, 이미 펴낸 작품만 7편이다. 주로 로맨스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는 박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읽고 쓰는걸 좋아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죠. 개인 블로그에 조금씩 써서 연재를 했는데, 독자 팬이 한 두명 씩 생기더라고요.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목적으로 한 작품활동을 시작했어요.”라며 등단의 배경을 밝혔다. 

수익 창출 과정은 간단하다. 온라인 웹 소설 플랫폼에 작가로 가입을 한 후, 직접 쓴 소설을 업로드 하고, 각 편마다 고료를 자유롭게 책정해 놓는다. 그 후 선택은 독자의 몫. 박 씨는 “1화부터 3화까지는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게 해 놓고, 이 후에 대해 한 편당 2000원, 3000원 씩을 걸어 놓는거죠. 저만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준다면 독자들로부터 쏠쏠한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웹 소설 플랫폼 '포스타입'.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 평범한 대학생이 초기 자본 하나도 없이 창업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박 씨는 “요즘 잘 구축돼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라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온라인 플랫폼이 더욱 많아지면서 ‘긱 이코노미’로 불리는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웹 소설 플랫폼 이용료에 달하는 10% 수수료를 제외하곤 모두 제 통장으로 들어오죠. 관리는 플랫폼 측에서 하고, 저는 글 쓰는 일에만 매진해요. 이제는 콘텐츠만으로도 돈이 될 수 있어요. 유튜브는 레드오션이라지만, 웹 소설시장은 아직 마니아층만 포진해 있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라며 “저는 아직 학생이라 용돈벌이 수준이지만, 전업으로 하시는 분도 적지 않아요. 글 쓸 때 내 자신이 행복해 하는걸 아니까, 졸업 후 취직 후에도 투잡으로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창업 시기: 2017년 3월

주요 아이템: 온라인 웹소설 사이트 등지에 개인 창작 소설 연재

자본금: -

타깃: 온라인 웹소설 애독자 및 네티즌

유통 경로: 포스타입, 브런치 등

주요 성과: 무자본으로 창업해 판매금 전액 수익화, 단편 웹소설 창작 7건, 한 달 평균 8-90만 원 수익, 포스타입 내 구독자 수 3000여 명 보유


jyrim@hankyung.com

[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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